환경산업 확장하는 SK에코플랜트…23개국에 '도시광산' 만든다

입력 2024-02-02 17:09   수정 2024-02-02 20:19



싱가포르 서쪽 투아스 지역에 있는 정보기술(IT) 환경기업 테스(TES) 공장. 배터리 폐기물이 곳곳에 산처럼 쌓여 있다. 핸드폰과 태블릿PC, 자동차 등에서 수거한 폐배터리들은 언뜻 보면 쓰레기로 보인다. 하지만 이 폐기물을 분쇄하고 화학 과정 등을 거치면 그 속에 들어 있는 각종 리튬과 코발트, 구리 등 배터리 핵심 광물을 뽑아낼 수 있다. 연면적 8500㎡ 남짓한 폐배터리 가공 공장 부지에서는 연간 최대 4000t의 희귀 광물 원재료(블랙매스)가 생산된다. 전기차 8000대분의 폐배터리에 해당하는 수치다. 2040년 78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전기자동차 폐배터리 시장 선점에 우리 기업이 선발주자로 나선 것이다.



테스는 폐배터리 등 폐기된 전기·전자제품을 재처리하는 ‘E-폐기물(Waste)’ 분야 선도 기업이다. 처음에는 각종 전자제품에서 데이터를 완벽하게 제거하고 하드웨어에 사용된 각종 금속과 플라스틱 등을 재활용하는 기업으로 시작했고 현재는 이 노하우를 바탕으로 폐배터리에서 희귀금속을 뽑아내는 작업까지 하고 있다. 공장에서는 물리적으로 파쇄된 배터리 조각들에 바람을 쏘아 가벼운 플라스틱 조각들을 선별하고, 이후에는 자석을 이용해 철 등을 골라낸다. 그 뒤에는 채를 쳐 구리와 아연 등을 걸러낸다. 플라스틱과 쇠, 구리 등을 걸러낸 뒤 남은 검은 물질을 ‘블랙매스’라고 한다. 블랙매스는 세 단계의 화학 처리를 거쳐 각각 흑연과 코발트, 리튬으로 분리된다. 간단한 작업 같아 보이지만 e폐기물을 처리하며 쌓은 테스의 노하우가 집약된 고도의 과정이다.



테스는 미국, 영국, 독일, 중국, 싱가포르 등 5개국을 포함해 총 23개국에 46개의 처리시설을 운영하는 등 업계에서 가장 많은 국가거점을 보유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 중국이 중심으로 무역장벽이 강화되고 있지만 모든 권역에 거점을 보유해 규제 장벽이 강화되더라도 내부에서 재료를 확보해 처리할 수 있어 단점이 없다.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높은 기술력과 그간 업계에서 쌓아온 신뢰 덕에 세계 유수 전자제품 생산 기업들과도 협업하고 있다.

환경 IT 기술의 최첨단을 달리고 있는 이 기업은 사실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환경·에너지 기업 SK에코플랜트의 자회사다. SK에코플랜트는 2022년 2월 약 10억달러를 들여 테스의 지분 100%를 인수했다. SK에코플랜트는 대한민국 명실상부 최고의 환경기업이다. 현재 연간 117만명이 배출하는 폐기물만큼을 소각하는 국내 일반 소각 점유율 1위 기업이다.



SK에코플랜트는 지금은 국내 주요 환경기업 중 한 곳이 됐지만 뿌리는 건설사에 두고 있다. SK건설은 2021년 사명을 SK에코플랜트로 변경하고 환경 기업으로 환골탈태했다. 전혀 다른 영역의 사업에 뛰어들었음에도 건설 분야에서 쌓은 EPC(설계·조달·시공) 노하우가 그린수소 생산과 각종 환경 분야에서 시너지를 내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제는 환경기업으로 완전히 탈바꿈해 무서운 속도로 사업 영역을 확장해가고 있다. SK에코플랜트의 핵심 자회사인 테스는 중국 옌청과 네덜란드 로테르담에 폐배터리 재처리 시설 공장을 준공했다. 미국 버지니아주에 거대규모 데이터센터 서버 저장장치 전용 처리공장도 준공 예정이다. 이곳에서는 2만대 이상 서버를 가져와 동시에 처리할 수 있다.

싱가포르=김소현 기자 alp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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